인사말

 

'우리는 갈 때마다 망설이고 올 때마다 기뻐하였다.'

우리가 대만에서 오금희를 배울 때의 마음상태를 이렇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유학생활이 다 고달프고, 낮밤을 거꾸로 사는 사람들이라 오후가 되어서야 정신이 맑아지고 뭔가 슬슬 할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오금희 수련시간이 다가오는 것입니다. 포기할까, 오늘만 빼먹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그 시간이 어김없이 다가온 것입니다. 가는데 오는데, 또 수련시간까지 합치면 몇시간의 시간들이 날라가는데 하는 마음으로 망설이는 것 이지요. 그래도 가야지 하곤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면 조금씩 조금씩 배워오는 오금희의 묘미에 기뻐 웃곤 하였습니다. “역시 오길 잘했다고.” 
 

 우리는 예기치 않은 일이나 행운을 흔히 인연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우리가 오금희를 만난 것은 참말로 인연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우연히 소개받은 오금희가 비용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가, 생각해도 생각해도 꼭 배우고 싶어 몸살하다가 드디어 배우게 되어 기뻐하던 일, 타이완의 뜨거운 아열대 햇빛을 피해 그늘을 찾아다니며 복습하던 일, 수련하던 중 우연히 바라본 팔뚝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모기들, 수련장 주위에 늘 찾아와 울던 방울뱀 소리, 오금희를 배우고 돌아오는 길에 먹었던 맛있는 산동만두, 그리고 타이뻬이 야시장을 거닐던 추억 등도 모두 오금희로 인해 얻은 것 등입니다.
 

 생각해보면 인연이란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마냥 좋아서 배우고 익혔고, 주의에 조금씩 가르쳐 주었던 오금희가 조금 더 색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사부님은 우리를 예전처럼 환대해 주셨고, 더우기 제멋대로 변형시키지도, 더 보태거나 빼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우직하게 오금희를 지켜온 저희들을 기뻐해 주셨습니다.그리고 사형들과 협의끝에 화타문하의 79대 전수인으로 마음으로 받아주었습니다.
 

 사부님으로부터 이제 한국에 올바른 오금희 보급에 총책임을 맡기겠다는 뜻을 듣고 그저 황송할 따름이었습니다. 동학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내친 김에 책도 번역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인연으로 만나게 된 오금희인지, 또 저희들에게 맡겨진 임무의 무게를 전부 헤아리고 있지는 못합니다만, 그 동안 늘 고마워했던 오금희와 사부님께 감사드리기 위해서 성실히 그 책임을 다하여 올바른 오금희 보급을 실행해 보겠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저희들이 느낀 오금희의 묘미와 깜짝깜짝 놀랄만한 신비한 효능들을 조금씩 나눠 갖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늘 과분하게 아껴주시고 번역은 물론, 한국지회 설립의 전권을 맡겨주시며 화타오금희 정신앙양을 부탁하며, 격려해 주신 사부님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의 관심과 책내용의 틀린 곳을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기박윤선